


"아이들의 뼈는 어른의 '축소판'이 아닙니다. 어른보다 뼈가 훨씬 더 많고 골화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서 엑스레이를 찍어도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안 마디손병원 김동규 병원장의 설명이다. 소아의 근골격계는 성인과 구조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소아의 미성숙한 뼈에는 '성장판'이라는 구조가 있어 성장하는 정도에 따라 해부학적·생역학적으로 지속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소아정형외과 질환 중 영유아기에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은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이다. 일반적으로 '고관절 탈구'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다리뼈가 고관절에 제대로 붙어 있지 못하고 빠지는 상태를 말한다. 생후 1~6개월 사이에 서서히 나타날 수 있으며,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놓치기 쉽다.
일찍 발견하면 보조기를 이용한 간단한 치료로 개선할 수 있지만, 늦게 발견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리고 부모님들이 아기 키 크게 한다고 다리를 무리하게 당기는 것은 관절 건강에 좋지 않다. 최소 생후 12개월은 지나야 한다.
평발은 소아정형외과를 찾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다. 발바닥의 아치가 또래보다 낮은 상태로, 그 자체가 특별한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오래 걸으면 쉽게 피곤해하거나 통증을 호소하고, 보행이 불안정해 자주 넘어지는 경우에는 진료가 꼭 필요하다. 대부분 아킬레스건이 짧아지거나 종아리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된 상태에서 나타나며, 적절한 스트레칭으로 완화될 수 있지만 인솔(맞춤깔창)을 이용한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성장판 골절은 소아에게서 특별히 주의해야 할 외상이다. 성장판은 뼈의 길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부위로, 이곳에 손상이 생기면 한쪽 팔, 다리만 짧아지거나 변형이 생길 수 있다. 아이들은 인대가 뼈보다 상대적으로 튼튼해 단순 골절로 보이는 경우에도 성장판 손상이 동반될 수 있어 정밀 검사가 정말 중요하다. 소아 골절은 성인과 다르므로 담당의사가 성장판에 대한 이해나 경험이 없으면 평생 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소아정형외과 의사가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O자' 다리나 'X자' 다리도 부모들이 자주 걱정하는 문제다.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정도가 심하거나 좌우 차이가 크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15개월 이후에도 'O자' 다리가 심하거나 4세 이후에도 'X자' 다리가 지속된다면 소아정형외과 전문의 진료가 꼭 필요하다. 심한 O자 다리는 생후 36개월 이내에 치료가 완료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보행 이상도 흔한 증상 중 하나다. 아이가 자주 넘어지거나 양발이 모여져서 걷는 내족지 보행의 경우 고관절이나 다리 길이의 문제일 수 있다.
김동균 병원장은 "아이들이 편하게 W자로 바닥에 앉는 습관은 고관절 모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되도록 의자에 앉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키 성장을 위한 잘못된 상식도 주의해야 한다. 줄넘기나 농구 같은 격렬한 운동을 과도하게 시키면 오히려 성장판에 압박을 가해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성장판은 눌리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자극을 통해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천안 마디손병원 김동규 병원장은 "소아의 뼈와 관절은 성인과 달라 성장 과정을 이해하고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증상이 있을 때는 소아정형외과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